성우 형이 늦는다고 했다. 빨라도 새벽에나 올 거라고 했다. 지금까지 쭉 같이 지내본 바, 성우 형이 저렇게 얘기했으면 적어도 네 시는 넘어야 집에 들어온다는 소리였다. 거기다 오늘은 금요일이니 내일 출근할 걱정도 덜겠다, 그 독한 성격에 어쩌면 아침에야 들어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.강다, 원샷!마. 이까이 거 물이다, 물.그러니까 일단 소맥 원샷.술에 취하...
- 큰일이라니까. 지금 여기 난리 났어. 네가 몰라서 그래.“아니, 걔가 무슨 번개를 맞은 것도 아니고. 그게 또 무슨 큰일이야.”이래서 대한민국 어머니들은 걱정을 사서 한다는 말이 나오는 거라고. 아니, 무슨 난리까지 나? 그럼 19살 먹은 남고딩이 얌전히 지내겠냐고. 무슨 또 난리가 났다고, 참. 성우는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고조된 목소리에 몰래...
성우는 쇼핑백을 한 곳에 가지런히 모아둔 뒤, 가까이 다가오는 중년여성을 안쪽 소파 자리로 안내했다. 제가 차 대접해드리고 싶었는데. 성우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진동 벨을 만지작거리자, 중년여성은 눈을 부드럽게 휘어가며 소리 내 웃었다. 그 웃음은 성우가 가장 사랑하는 웃음과 닮아있었다.잘생긴 아들이 골라줘서 잘 산 것 같아.제가 고른 거 다 좋다고 하셨...
“야, 내 한두 번 나가나. 개안타. 별 걸 다 걱정하네, 니 언제부터 내 걱정을 글케 했다꼬. 아이고야, 주접이다 주접. 에헤이, 부정 탄다 고마해. 끊어.”친구의 만류에도 굳이 바다로 나갔던 그 여름의 밤. 다니엘은 발목에 리스를 단단히 고정하곤 서핑 보드를 옆구리에 낀 채 검은 바다로 들어갔다. 라이트가 달린 헤어밴드에서 뿜어져 나온 불빛에 닿은 수면...
식사도 할 겸, 화방에 다녀오는 길이었다. 항상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하게 해결하다가, 오랜만에 먹은 한정식은 부담스러웠다. 아직도 소화가 되지 않는 것 같아, 성우는 봉투를 들지 않은 손으로 배를 문지르며 고개를 들어올렸다. 푸른 하늘이 보기 좋아, 성우는 슬그머니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봤다. 그러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커다란 브라운관에 시선...
#녤옹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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